[세계일보] 거대 금융의 포로가 된 세계경제 위기 돌파구 중국·인도에 희망 걸다


캐리폴라니 레빗 지음/박종현·
정태인 옮김/칼폴라니사회경제
연구소/2만5000원

 

저자는 1940년대 역작 ‘거대한 전환’을 쓴 칼 폴라니의 딸이다. 부친을 따라 발전경제학의 전문가로 성장한 저자는 현재 세계경제의 문제를 지적하고 향후 과제를 제시한다. 케인스와 하이에크, 마르크스 등 당대 경제학자의 논쟁을 비교하면서 세계화의 과정을 추적했다.

2차 대전 전후 펼쳐진 ‘30년의 황금시대’ 이후 도래한 경제적 위기는 19세기 자유주의적 경제 질서를 복원하려는 신자유주의 기획이 원인이었다. 오늘날 경제위기와 생태위기, 대다수 국가의 포퓰리즘을 가져온 본질적 원인은 유토피아적 망상이었다. 일찍이 칼 폴라니는 19세기의 자유주의와 자유시장은 인간 능력이 아니라, 당시 정치집단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의 신자유주의 역시 1930년대부터 일군의 사상가와 미국의 자본가 집단이 기획했다. 그리고 1980년대 레이건과 대처에 의해 실행된 계획의 일부라는 것이다.

저자는 케인스주의 붕괴 이후의 펼쳐진 지금의 질서를 ‘거대한 금융화’로 풀이했다. 변덕스러운 금융시장의 포로가 된 현재에 대해, “세계화는 너무 멀리 갔다”고 한탄했다. 그러면 해법은 없는가?

저자는 1970년대 이후 동아시아 특히 최근 중국과 인도의 부상에 희망을 걸고 있다. 라틴아메리카가 실패한 것을, 중국과 인도는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것. 부친 폴라니가 앞서 1940년대 이미 예측한 것처럼 딸 레빗도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상호성, 재분배, 시장이라는 세 가지 통합양식이 어우러지고 지역주의가 꽃피운다고 내다보았다.

저자는 “2008년 이래 4년 동안, 신자유주의 금융화는 1930년대의 위기보다 더 심각한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위기를 초래했다”면서 “미국만 봐도 빈곤가정은 수입이 정체되거나 줄어드는 수입을 더 이상 대출로 메꿀 수 없도록 구조적으로 고정되었다”고 했다. 저자는 “워싱턴 컨센서스란 모든 나라에게 들어맞는 게 아닌데도 지금도 애지중지하고 있다”면서 “애초 (선진국들의)정책이란 채권자의 이득을 옹호하는 것이고 외국인 투자자에게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원문보기_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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