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정태인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한.미 FTA, 진짜 득실은 이제 따져봐야”

 

정태인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한.미 FTA, 진짜 득실은 이제 따져봐야”

 

방송 : 2018. 3. 26. (월) 18:18~20:00 (FM 95.1)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대담 : 정태인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소장

 

- 미국, 만족할 만한 협상 vs 한국, 안보문제 고려해 최종타결 했어야

– “자동차 양보하고 농업 지켰다” 잘한 것

- 한국 안전기준 미달 미국차, 매년 최대 4만대까지 늘 가능성

– 미국차 안전기준 유연성 확대

– 미.중 무역전쟁 전면화 사태, 당분간 없을 것

 

▶ 김종배 : 한미간 협상이 원칙적으로 합의를 봤다고 합니다. 한미FTA 개정협상 그리고 철강관세협상, 두 트랙으로 협상이 진행되어 왔는데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원칙적으로 합의를 봤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이 문제 지금부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 정태인 소장과 함께 짚어보죠. 여보세요?

▷ 정태인 : 안녕하세요.

▶ 김종배 : 안녕하세요, 소장님. 점수 좀 매겨주세요. 몇 점 주시겠습니까?

▷ 정태인 : 사실 FTA협상이라는 건 문건이 나와야 평가를 할 수가 있거든요. 앞으로 이제 원칙상 합의가 됐다는 건 지금부터 문건작업을 하겠다는 거거든요.

▶ 김종배 : 그 얘기죠?

▷ 정태인 : 문건 하나하나를 해야지 이제 평가를 할 수가 있고 점수를 주라고 하면 50점.

▶ 김종배 : 그러면 잠깐만요. 플러스마이너스 제로입니까? 득 본 것도 없고 실 본 것도 없다, 이런 평가신가요?

▷ 정태인 : 아니요. 실제로의 경제적인 타격이나 이익은 거의 없을지 모르겠지만 협상기술이라든가 이런 걸로 보면 거의 제로라고 볼 수가 있겠죠.

▶ 김종배 : 상당히 지금 박하게 평가를 하시는데 하나하나 짚어보죠. 지금 소장님이 중요한 말씀을 해 주신 게 원칙적 합의라고 하는 건 이후 문구 과정에서, 문구 작성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른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이게 재현될 수도 있다는 말씀이시죠?

▷ 정태인 : 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얻을 것은 전부 다 악마는 디테일에 들어가 있고 지금 자동차는 확실히 미국이 원하는 대로, 거의 원하는 대로 다 들어준 거고 철강관세를 면제받았다고 주장을 하는데 사실 쿼터로 대체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정말 이익인지 아닌지는 이제 따져봐야 되겠죠.

▶ 김종배 : 그러니까 쿼터, 구체적인 쿼터량까지는 아직 공개가 안됐죠?

▷ 정태인 : 아니요. 15년, 17년 기준의 70%입니다.

▶ 김종배 : 그러면 전체 대미수출량을 가지고 따져보면 어떻게 됩니까, 계산법이?

▷ 정태인 : 수출량을 100톤을 수출했으면 이제 앞으로는 70톤만 수출할 수 있다는 거죠.

▶ 김종배 : 그렇죠. 그러니까 여기서 예를 들어서,

▷ 정태인 : 그런데 그게 25% 관세를 물린다고 우리나라 철강가격을 25% 올리지는 않거든요. 첫째는 그거고, 두 번째는 그렇게 올라갔을 때 가령 10%를 올렸다고 한다면 그게 가령 철강수출을 얼마나 줄일 거냐? 이것도 문제가 되죠. 가령 거의 안 준다고 한다면 사실은 관세를 올리는 게 더 이익일 수도 있고, 이건 무조건 가정입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관세하고 연관이 되어 있잖아요.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라는 건 미국철강도 있지만 다른 나라하고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가 반영이 되어서 이게 이익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릴 수가 있는 거죠. 그런데 그걸 국가면제라고 이렇게 표현을 해서 굉장히 많이 얻은 것처럼 표현이 된 거죠. 사실은 이걸 우리가 이렇게 일찍 결정을 내릴 이유가 없었는데 굉장히 빠른, 신속하게 불확실성을 없앴다는 게 정부가 가장 좋게 평가하는 건데, 사실은 이 게임, 협상게임의 성격상 끝까지 물고 늘어졌어야 되는 문제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협상에서는 물론 그게 있습니다. 안보문제가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부의 고충은 알겠지만 따로 떼어놓고 본다면 거의 0점짜리라고 볼 수밖에 없겠네요.

▶ 김종배 : 오히려 더 버티기로 하면서 실리를 조금이라도 더 챙겼어야 되는데,

▷ 정태인 : 제가 제일 걱정하는 건 실리는 챙기는 문제가 아니라 가령 이제 안보문제 때문에 우리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오늘 발표한 걸 보면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회담을 앞두고 잠재적 갈등요소를 신속히 제거했다. 그래서 한미공조의 기반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를, 높게 평가를 했는데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에서 우리가 많이 양보를 한다고 해서 그게 영향을 줄 거냐? 북미회담이나 다른 데 영향을 줄 거다. 여태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로 보면 여기에는 전혀 미치지 않는 거거든요.

▶ 김종배 : 이런 식으로 표현해도 되나요? 그러니까 트럼프 대통령은 고마워할 줄 모른다, 이렇게 평가해도 되나요?

▷ 정태인 : 그렇죠. 위협을 가해서 얻을 것 얻으면 땡큐 날리고 그다음에는 다시 부과하거든요. 그러니까 이 문제를 양보를 하려면 최종타결까지, 안보문제까지 모두 고려해서 타결했어야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 김종배 : 그러면 이왕 지적을 해 주셨으니까 그런데 왜 우리정부는 이렇게 그럼 빠르게 갔다고 보세요?

▷ 정태인 : 역시 안보문제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했을 거니까 그 고충이 이해는 됩니다만 자체만 딱 떼어놓고 보면 철강에서는 얻은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는데 국제공조는 확실히 파기했다. 가령 2002년에 부시 대통령도 철강관세를 부과했거든요. 그때는 중국, EU, 다 공조를 해서 1년 만에 철회를 시켜요. 그런데 이렇게 한국이 먼저 빠져나가버리면 공동대형이 깨져버리죠.

▶ 김종배 : 오히려 밉보이는 겁니까, 다른 나라한테, 그러면?

▷ 정태인 : 아니요. 다른 나라가 모든 나라가 그러면 저렇게 해서라도 먼저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하지 우리 함께 트럼프 대통령한테 압력을 가해서 이 말도 안 되는 관세부과를 없애자, 이게 깨져버리니까 트럼프 입장에서는 최고의 이익을 본 거죠. 공동전선이 깨져버렸죠.

▶ 김종배 : 그럼 오히려 트럼프가 여기서 고무되어 가지고 통상압박을 더할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 정태인 : 그럼요. 그리고 지금 준다고 해서 한국에 대한 통상압박이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절대 오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다음에 또 합니다.

▶ 김종배 : 알겠습니다. 한미FTA 문제 좀 짚어주세요. 자동차 부분에서 양보를 했다고 하는데 이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태인 : 자동차 부분은 한미FTA 끝났을 때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고 김현종 당시 본부장이 자랑을 했던 거고 그중 하나가 뭐냐면 픽업트럭 관세를 철폐했다고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 픽업트럭 관세가 원래 21년에 제로가 되게 되어 있었는데 41년으로 20년 연장이 된 거죠. 그런데 사실 크게 의미는 없습니다. 그때도 제가 지적을 했는데 픽업트럭 우리나라에 생산 안하거든요, 수출 안하거든요. 원래 자동차라는 건 국내에서도 많이 팔리고 그리고 수출을 해야 되는데 국내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누가 트럭 하겠어요. 픽업트럭이 뭐냐면 왜 미국영화 보면 그건데 그거 타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량수출을 목표로 해서 생산을 해야 되는데, 원래는 우리나라 생산 안했는데 한미FTA 때문에 그걸 준비하던 기업들이 있어요. 그 기업들은 이제 사실상 여태까지 준비한 게 다 무산이 되는 정도의 손해를 보는 거죠. 두 번째는 수입문제인데 수입에서는 안전기준, 우리나라의 안전기준이 있는데 그 안전기준을 안 지켜도 되게 하라고 미국이 그동안 압력을 가했고 그게 한미FTA협상 2만 5천대입니다. 2만 5천대까지는 우리나라 안전기준을 안 지켜도 되는 건데 그걸 4만대로 늘렸어요. 이건 우리 협상본부가 좀 했는데 원래 5만대 주장했었거든요. 만대 깎았어요. 그러니까 한국 안전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미국 수입차량이 매년 최대 4만대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김종배 : 그런데 소비자 입장에서 이런 질문을 드릴게요. 그런다하더라도 안사면 그만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나요?

▷ 정태인 : 물론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한미FTA의 미국차라고 하는 것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일본차도 포함이 됩니다.

▶ 김종배 : 그런가요?

▷ 정태인 : 네. 그렇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현재까지는 우리나라에 4만대 이상을 파는 차는 독일차에요. 그러니까 앞으로 4만대 이전까지는 한국 안전기준을 안 지키는 미국차가 들어와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거고 그게 일본차일 수 있다는 거죠.

▶ 김종배 : 소장님, 여기서 제가 궁금한 게 한미FTA 아무튼 손을 대서 개정을 하기로 한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지금 미국하고만 FTA체결을 한 게 아니라 EU도 있고, 중국도 있고 한데 이게 다른 FTA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정태인 : 다른 나라에 그렇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건데 이건 이른바 미래 MFN이라고 하는 조항에 걸리지 않는 부분들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고, 사실 지금 이게 시작이 된 것 자체가 굉장히 억지잖아요. 다른 나라들이 이걸 흉내 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트럼프라는 아주 특수한 성격을 가진 분이 아니면 이런 식의 협상을, 그건 걱정을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만 제가 제일 걱정하는 건 자동차에서는 이 환경규제를 강화하지 못하게 만들어놨어요.

▶ 김종배 : 이렇게 미세먼지가 심한데,

▷ 정태인 : 그렇죠. 미세먼지가 자동차가 굉장히 큰데 연비 온실가스 관련 기준을 20년까지 현행 유지하고 25년까지 다음 기준을 설정할 때도 미국의 요구, 즉 미국의 기준이라든가 글로벌트렌드를 고려해라, 이게 협조문에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연비 온실가스 관련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죠. 여태까지 한국에서 하려고 했던 정책 중에, 한미FTA에 좌절된 게 거의 환경부정책이거든요. 그중에 바로 이 배출가스 관련 규제가 있는데 이 부분들이 제일 클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배 : 미세먼지 대책 강화해야 된다고 지금 이야기 나오고 있는데 한미통상에선 거꾸로 가고 있네요, 그러면?

▷ 정태인 : 그건 미국 자동차업계에서 계속 주장했던 거고 그게 이제 늘어난 거죠.

▶ 김종배 : 김현종 본부장이 강조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농업부문은 지켰다, 이걸 자화자찬성으로 상당히 강조하던데 그건 어떻게 평가하세요?

▷ 정태인 : 아니요. 그건 잘한 거죠.

▶ 김종배 : 잘한 겁니까?

▷ 정태인 : 미국이 과연 얼마나 강하게 요구를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농산물 주고 다른 걸 막으려고 하지 않은 것만 해도 잘한 거죠. 앞으로 문건이 나와 봐야 면밀하게 봐야 되겠습니다만 자동차 이 정도 양보하고 농산물을 지켰다. 농산물을 굉장히 강하게 미국이 요구했는데 지켰다 그러면 잘한 거죠. 그러나 사실은 우리나라가 트럼프의 이런 요구를 막으려면 한미FTA에 있는 미국 농산물수입을 백지화하겠다고 주장할 수도 있었거든요. 지금 중국이 그렇게 하고 있는 건데 하여튼 그런 카드는 이제 없애버린 거죠.

▶ 김종배 : 지금 소장님이 중국 말씀하셨으니까 한미통상 문제도 있지만 지금 미중, 두 거대, 또 붙어버렸을 때 어떻게 되느냐가 문제잖아요.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겁니까?

▷ 정태인 : 전체적으로 트럼프의 전략을 보면 전체 나라에 다 했잖아요, 철강관세 같은 것? 해놓고 슬슬 빼주면서 중국만 남겨놓는 거죠. 그런데 중국과의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지적재산권하고 환율입니다. 그런데 미국이 중국을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거든요. PPP라고 구매력 지수로는 이미 중국이 미국 GDP를 넘어섰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미국의 경제상황헤서 중국하고 싸우면서 미국경제를 지킬 수는 없기 때문에 중국으로의 포위망을 좁혀 가는데 한국이 일조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종배 : 그러면 미중간에 무역전쟁이 전면화 되는 사태까지는 당분간 없을 것이다, 이렇게 전망을 해도 되는 겁니까?

▷ 정태인 : 할 수는 있는데 쉽진 않죠. 양국 전부 그걸 갖다가 결단을 하게 되면 결단을 할 만큼 엄청난 다른 게 걸려야 되는데 다른 게 걸려있지는 않거든요.

▶ 김종배 : 그나마 다행이네요.

▷ 정태인 : 트럼프의 전략은 북한에 대한 전략이나 중국에 대한 전략이나 한국에 대한 전략이나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최대한 압박을 가해서 얘들이 굴복하면 예스하고 끝내고, 그리고 또 다음 압박을 준비하는 거고요. 그런데 거기에 불복을 하면 그다음에 독립적인 사건이 되면서 또 다시 압박할 걸 만들어내겠죠.

▶ 김종배 : 지금 국면은 간단히 비유하면 트럼프가 양 미간에 힘을 팍팍 주고 있는데 아직 원투스트레이트펀치는 안 나오고 있다,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까, 미중간에는?

▷ 정태인 : 네. 미중간에 그렇죠. 그리고 전체 협상논리가 양 미간을 확 찌푸렸을 때 갖다 바치면 그걸 먹는 거고 계속 버티면 의외로 트럼프 협상전략이라고 하는 책 1번이 뭐냐면 워크아웃이에요. 잘 안 될 것 같으면 빠진다, 무산시킨다라는 거기 때문에 사실은 조금 더 이 한미FTA는 특히 우리가 서두를 이유가 하나도 없잖아요. 한미FTA를 개정이 안 된다고 해서 한미FTA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기존의 한미FTA 규정이 계속 작용하고 있는 거거든요. 서두를 필요가 없었는데 철강에다가 북미회담까지 겹치니까 양보를 한 것 같습니다.

▶ 김종배 :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아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문구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이 문구는 언제쯤 나오게 되는 겁니까, 그러면?

▷ 정태인 : 보통은 한 달 정도 걸릴 걸로 예상을 하는데요. 더 빨리 나올 수도 있고 어쩌면 큰 방향에서 원칙적으로 합의가 됐는데 다른 분야가 사실 더 큰 것들이 들어있거든요. 가령 혁신신약에 대해서 한국정책을 바꾸라든가, 이건 바꾸겠다고 했는데 어디까지 바꿀 건지가 굉장히 중요한 협상이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것들 때문에 더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어쨌든 일단 원칙적으로 합의가 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날린 다음에 므누신 재무부장관이나 로스 상무부장관이 전부 환영하는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선 굉장히 만족스러웠던 협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김종배 : 알겠습니다. 오늘의 결론은 50점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알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태인 : 감사합니다.

▶ 김종배 : 지금까지 칼폴라니사회경제연구소의 정태인 소장과 함께 했고요.

 

2018. 03. 26.

 

원문출처 바로가기_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_ ▶ 다시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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