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데일리]박원순이 그리는 사회적경제..실체는 反시장·反경쟁

서울특별시청. ⓒ뉴데일리 DB
▲ 서울특별시청. ⓒ뉴데일리 DB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북미순방을 통해, 시장경제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전면에 내걸었다.박 시장은 한국사회의 경제·사회적 불평등, 불공정은 기존 경제체제 아래서는 해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역할 강화’에 방점이 찍인 ‘사회경경제 연대’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런 방법이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서울시가 중심이 돼 전 세계 지방자치단체들과 국제 시민운동가들이 힘을 합쳐 ‘사회적경제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을 선언했다.

박 시장이 새로운 사회적경제를 한국 사회를 구원할 새로운 복음으로 내세우면서, 그가 지세프 총회를 통해 드러낸 反시장적 경제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가 밝힌 ‘사회적경제 연대’는 反자본적, 反시장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우리 헌법의 근간인 ‘자유민주적 시장경제 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있다.

박 시장은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2차 GSEF(Global Social Economy Forum·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이하 지세프) 총회에 참석했다. 박 시장은 총회 기간 내 상당수의 공식 발언을 사회적경제 소개에 할애했다.

박원순 시장은 지세프 폐회식에서 사회적경제를 “경제적 효율성과 함께 사회통합을 이루고, 경제와 사회·도시 발전과정과 운영에 협동조합·공동체기업·사회적기업 등 시민 중심의 공동체가 참여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박원순 시장은 국내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경제적 불평등, 불공정과 불안정, 불통 등으로 대한민국에 불이 났다. 불이 난 상황에서는 과거의 논리와 규칙으로는 안 된다. 전면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은 ”(경제적 불평등 불공정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경제로 가야한다“고 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사회적경제를 기존의 경제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으로 소개했다.

그는 “룰을 새로 쓰는 게 핵심이다. 재벌이 위기에 처하면 무작정 돈을 쏟아붓고 이런 상태는 안된다. 오히려 스타트업 중소기업이 우후죽순 돋아나서 페이스북, 우버같은 혁신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시장의 룰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주장은 얼핏 재벌 주도 경제를 벤처·스타트업 중심으로 바꿔, 신성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조언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다르다.

시장경제의 보완제가 아닌, 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고 그 대체제로서의 사회적경제를 강조하는 틀 안에서, 친시장적 경쟁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스타트업 발전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그의 발언은 앞뒤가 맞지 않다.

그의 발언은, 지세프가 반시장주의자들의 국제적 연대 협력체이며, 반시장적 성향을 가진 시민활동가들의 국제 커뮤니티라는 해석에 힘을 실어 준다.

박 시장은 사회통합과 경제 사회 발전을 위해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의 참여를 강조하지만,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커지는 것만으로는 불평등과 불공정이 해소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전 세계 협동조합의 요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탈리아 볼로냐는 박 시장의 ‘사회적경제’와는 차이가 있다. 볼로냐의 지역경제를 이끌고 있는 협동조합들은 친시장적·친경쟁적이다.

미국의 성공한 협동조합인 선키스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품과 서비스의 질을 높였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반면 경쟁을 부정하고 기계적 평등만 강조한 사회적기업은 소비자들의 외면 속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박 시장의 무리한 반시장적 운동은 자신의 경제관 관철과 더불어, 차기 대선을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박 시장은 이번 북미 순방 중 “대선 출마에 대한 고민이 왜 없겠냐”며 “내년 대선은 매우 중요하다.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는 것은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인권이 필요했을 때는 인권변호사로서, 새로운 입법이 필요했을 때는 참여연대, 통합이 필요했을 때는 아름다운 재단, 새로운 지방정부 패러다임이 필요할 때는 시장이 됐다”며 “이런 게 총합되어서 정책과 퍼포먼스가 나온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것들을 국민들이 보고 계신 것”이라고 했다.

9일 캐나다 몬트리올 공항에서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선 차기 정부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차기 정부는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시민의 정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GSEF. ⓒGSEF 홈페이지 캡처

▲ GSEF. ⓒGSEF 홈페이지 캡처

 

한편, 〈뉴데일리〉는 서울시가 의장시이며 2회에 걸쳐 총회가 진행된 ‘지세프’의 시작과 진행 상태, 박원순 시장의 발언을 모아봤다.

◆ GSEF (Global Social Economy Forum·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

지세프는 2014년 11월 17일에 설립됐다. 민간 사회적경제조직과 지방정부간 국제적 연대를 통한 사회적 경제의 체계적 발전과 지역 사회 문제 해결에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초대 의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경용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이 공동의장을 맡았다.

서울시가 창립을 주도한 지세프는 출범 당시, 전 지구적 위기와 지역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자신했다. 앞서 2013년에 첫 국제사회적경제포럼이 있었지만, 총회를 통해 전 세계의 사회적경제 선진 도시와 민간조직들의 연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조 아래 본격적인 총회가 시작된 것이다.

창립총회 및 기념포럼은 서울시청 신청사와 시민청, 서울혁신파크 등에서 열렸다. 주최와 주관 모두 서울시가 담당했으며, 그 중심에는 박원순 시장이 있었다. 당시 ‘주제는 변화를 향한 연대’였다.

서울시는 첫 총회에서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행동계획을 함께 약속하자”며 다음의 주제를 선포했다.

①’공공-민간-공동체 파트너십’에 기반한 사회적경제 네트워크 구축  ②시민사회를 통해 사회적 경제의 연대와 교육 프로그램 개발  ③경험·비전 공유와 인적 자원 육성  ④사회적경제-시장경제-공공경제 조화의 발전 모델 개발  ⑤사회적경제 연합체와 지원조직의 형성  ⑥빈곤국가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방식을 통한 통합적 해결 ⑦여성·노동·환경·의료 등 다양한 운동과의 연대 ⑧2015년에 만료되는 유엔(UN)의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대체할 개발의제를 논의  ⑨이 모든 것을 지원·보장하는 각 국가와 지방정부의 정책개발 등이다.

2014 지세프 총회에 참가한 도시는 △몬트리올(캐나다) △바스크 주정부(스페인) △퀘존(필리핀) △런던시 램버스지역청(영국) △도쿄 세타가야구(일본) 등 총 20개다. 해외 민간단체는 △이탈리아 트렌토협동조합연맹 △영국 로컬리티 △프랑스 사회적기업 그룹 SOS △스페인 몬드라곤대학교 △캐나다 샹티에 △미국 블룸버그 자선재단 △홍콩사회서비스연합회(HKCSS) 등 총 40개다. 시민을 포함한 참석 인원은 2000여 명이다.

GSEF 총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 GSEF 총회에 참석한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지세프는 개막식에서 “사회연대경제는 경제 양극화와 사회적 불평등, 환경 파괴에 대처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명쾌한 대안”이라며 “사회연대경제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정책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방정부와 국제개발기구가 공동으로 사회적경제 인식 확산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선포했다.

이날 박원순 시장은 “이미 서울 곳곳에서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사회적경제의 힘이 증명되고 있으며, 전 세계 도시정부와 민간 조직들의 연대는 세계를 변화로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바스크 주정부 후안 마리아 아부르토(Juan Maria Aburto) 사회부장관은 “우리는 사람과 고용, 평화와 공존, 사회통합을 지역 개발을 키워드로 정했다”며 “정치·경제적 위기 상황을 사람 중심으로 바꾸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해 지역사회 경제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지지기반을 만들었다”고 바스크의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낸시 님탄(Nancy Neamtan) 캐나다 샹티에 대표는 “3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사회적경제 기구들과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해 온 퀘벡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민관 거버넌스의 성공적인 구축이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지세프는 1차 총회 기간동안 23개 세션의 포럼과 함께 시민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Gsef 총회 개회식에서 연설하는 박원순 시장과 몬트리올 시장. ⓒ서울시청 제공

▲ Gsef 총회 개회식에서 연설하는 박원순 시장과 몬트리올 시장. ⓒ서울시청 제공

 

1차 총회가 폐회한 2년 후, 2016년 9월 7일부터 9일까지 캐나다 몬트리올 컨벤션센터에서 2차 총회가 열렸다. 이번 주제는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도시발전-지방정부와 사회적경제조직의 협력’이었다.

이번 총회에선 워크숍 및 워킹그룹 회의가 40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1차 총회와 비교할 때 더욱 많은 포럼을 구성한 것이다.

이들은 시장단 좌담회, 도시의 지속가능개발 전략 ‘사회적경제’, 지세프 2016 교류내용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지세프 향후 전략, 공동협력방향 토의 등을 진행했다. 워크숍에선 금융 접근성 등 7개 세션과 지역구매, 공동구매, 사회적 협약, 기업부문과의 혁신적 파트너십 등을 논의 했다.

62개국 33개 도시가 참여했다. 그 중 정회원 도시는 은 17개다. 행사 기간 내 참여 인원은 시민을 포함해 1800여 명이다.

올해 주요 참석자 중 해외도시 시장단은 △Maria Ubarretxena 스페인 몬드라곤 시장 △Xabier Ochandiano 스페인 빌바오시 의원(경제개발, 고용 및 상업 담당) △Gerardo Pisarello 스페인 바르셀로나 부시장 △Marina Johansson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시 부시장 △István Tarlós 부다페스트 시장 △Christiance Bouchart 프랑스 릴(Lille)시 전 부시장 △Robert Beugré Mambe 코트디브와르 아비드잔 자치주 주지사 △André Kimbuta 콩고민주공화국 킨사샤(Kinsasha)시 시장 △Rose Christiane Ossouka Raponda 가봉 리브르빌(Libreville)시 시장 △Adama Sangaré 말리 바마코시 시장 △Gustave Ebanda 카메룬 두알라시 시장 △Denis Coderre 캐나다 몬트리올시 시장 등이다.

국제기구 관계자로는 △Felip Roca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사무총장 △Monique Leroux 국제협동조합연맹(ICA) 대표 △Antonella Noya OECD 지역경제고용개발 프로그램 (LEED)·선임정책분석가·사회혁신포럼 운영자 △Vijay Jagnathan 시티넷(CityNet) 사무총장 △Roberto Di Meglio 국제노동기구(ILO) 지역경제개발 및 사회적경제 선임 전문관 △Michel Catinat 유럽집행위(European Commission) 클러스터·사회적경제 기업 Unit 책임자 △Carlos di Freitas 도시개발기금(FMDV) 사업국장 △Yvon Poirier 대륙간 사회연대경제 네트워크 (RIPESS) 북미 대표 △Thierry Jeantet  몽블랑미팅(사회연대경제기업가 국제포럼) 대표 등이 참여했다.

캐나다 내 주요 참석인사는 △Jean-Yves Duclos 가족·아동 사회개발부 장관 △Jean Fortin 퀘벡주 배셍폴(Baie Saint-Paul)시 시장 △Richard Lehoux 퀘벡주 생 엘제흐(Saint Elzear)시 시장·퀘벡주 시정부협의회 의장 △Suzanne Roy 퀘벡주 상떼 줄리(Sainte Julie)시 시장·퀘벡주 시정부연맹 의장 △Caroline St-Hilaire 퀘벡주 롱궤이(Longueuil)시 시장 △Maxime Pedneaud-Jobin 퀘벡주 가티노(Gatineau)시 사장 △Margeritte Mendell 몬트리올시 콘코르디아대 교수 △칼폴라니연구소장 △Jean-Martin Aussant 샹티에 대표 △Nancy Neamtan 전 샹티에 대표 △Jacques Ménard 몬트리올 은행장(BMO Financial Group_) △Léopold Beaulieu 퀘벡 노동조합기금(Fondaction) 대표 △Mario Fortin 시네마 보비엥(Cinéma Beaubien) 대표 △Danielle Laberge 유나이티드웨이 몬트리올 (United Way Montréal) 이사장 △Mr. Alan Sheppard 콘코르디아대 총장 등이다.

 

GSEF 2016 몬트리올 선언문 ⓒGSEF 홈페이지 캡처

▲ GSEF 2016 몬트리올 선언문 ⓒGSEF 홈페이지 캡처

 

이번 총회에서도 박원순 시장은 세계 경제위기와 불평등을 지적하면서 사회적경제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개회식에서 “올해 초 한 국제기구의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62명이 세계 인구 절반이 가진 부를 모두 합친 것 만큼의 자산을 갖고 있다”며 “100년 전 6대 1이었던 부유국과 빈곤국의 소득수준이 70대 1로 벌어진 만큼, 새로운 경제동력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적경제는 협력·협동·연대·평등이라는 가치를 되살리는 운동”이라며 “경제위기와 불평등을 극복하는 연대와 협력의 힘을 우리가 증명하자,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스페인 몬드라곤 시장, 캐나다 몬트리올 시장, 말리 바마코 시장 등 시장단 좌담회에선 “내가 취임한 후 협동조합의 공정무역의 사회적기업의 도시라고 선언했다”며 “7만개 정도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하도록 (서울시가)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폐회식에서도 “경제적·사회적인 활동 모델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제적 효율성, 사회적 통합, 지속적인 발전과 지속적인 참여를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폐회식에서 〈2016 몬트리올 선언문〉을 채택했다. 박 시장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지세프 교류내용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 것인지를 주제로 논의한 내용을 취합 완성한 것이다.

선언문의 핵심 키워드는 ‘사회연대경제’다. 박 시장은 사회연대경제에 대해 “경제적 효율성과 함께 사회통합을 이루고, 경제와 사회·도시 발전과정과 운영에 협동조합·공동체기업·사회적기업 등 시민 중심의 공동체가 참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총회 개최지는 스페인 빌바오시로 결정됐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총회에서 차기 의장시 선출에 출사표를 던졌으며 2018년까지 의장도시를 연임하게 됐다. 서울시는 몬트리올시와 몬드라곤시와 함께 각국의 사회적경제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 활동가들의 교류를 활성화하는 중심기구인 ‘국제지식전수센터(C.I.T.I.E.S)’를 출범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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