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는 그의 역저 <희망의 원리>에서 ‘아직 아니다(noch nicht)’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인간은 항상 꿈을 꾼다. 잠을 자고 있을 때만 꾸는 것이 아니다. 행복한 순간에는 더 행복한 꿈을, 불행한 순간에는 그 불행이 사라지고 극복되어 있는 상태의 꿈을 꾼다.
그 꿈은 우리 앞에 놓여 있는 차가운 현실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백일몽 혹은 그야말로 ‘개꿈’일 때가 태반이다. 하지만 그러한 꿈들 중에는 도저히 꿈이라고 잊어버릴 수 없이 너무나 절실하고 간절한 꿈이 있다. 그것이 우리의 간절한, 너무나 간절하고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는 꿈이라면 그것의 실현가능성과 무관하게 우리의 머릿속을 항상 맴돌게 된다. …더 보기